외래 진료비 인상, 고령화보다 건강보험 지출이 원인
KDI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인당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약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화보다 진료비 단가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전체 지출 증가의 76.7%를 가격 요인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의원급 외래 진료비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 65~74세 고령층의 의료 이용량은 감소해 건강한 고령화 양상이 일부 확인됐습니다. 이는 향후 건강보험 재정 부담 완화 가능성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지출 증가, 진료비 단가 상승이 주 요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5년 4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1인당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약 28%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이며,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이용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해당 기간으로 한정됐습니다. KDI는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을 △수량 요인(진료 횟수) △가격 요인(진료비) △인구 요인(고령화)으로 구분하여 기여율을 분석했으며, 그 결과 가격 요인이 전체 지출 증가의 7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량 요인은 14.6%, 인구 요인은 8.6% 수준이었으며, 이는 고령화보다 진료비 인상 자체가 지출 증가를 이끈 핵심 요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 즉 동네 병원에서의 진료비 인상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비용 의료서비스와 진료 강도 증가가 재정 부담 가중
KDI는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 확대와 진료 강도 상승을 지목했습니다. 특히 암 치료 등 고단가 의료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병의원을 방문할 때 한 번에 수행되는 진료 및 처치가 과거보다 더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외래 진료 부문에서 진료비 단가 상승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도 확인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래서비스의 가격 요인이 전체 진료비 상승에 미친 영향이 입원서비스보다 더욱 컸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현장에서의 치료 접근 방식이 점차 고밀도화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며,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 운용에도 유연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령층 진료 이용 감소, ‘건강한 고령화’ 신호 포착
한편,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지출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65세~74세 전기 고령층의 진료 이용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D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연령대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기여도(수량 요인 기준)는 2010년 30%대 초반에서 2019년 -10%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전기 고령층의 의료 서비스 이용량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며, ‘건강한 고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향후 건강보험 재정 증가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85세 이상 초고령층의 의료 서비스 이용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생애 전체 의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10년간 국민 1인당 건강보험 지출이 28% 증가한 가운데, 고령층의 의료 서비스 이용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례적인 흐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KDI 분석에 따르면 진료비 인상 등 가격 요인이 전체 지출 증가의 약 77%를 차지했으며, 고비용 치료와 외래 진료의 진료 강도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반면, 65세~74세 전기 고령층의 의료 이용량 감소는 ‘건강한 고령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85세 이상 초고령층의 의료 수요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건강보험 재정 운용에 있어 연령별 접근과 지출 구조에 대한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시사됩니다.